• 최종편집 2020-04-05 (일)

민식이법 시행 첫날…"취지 좋지만 '갑툭튀' 어쩌란거냐"

스쿨존내 사망사고시 최대 '무기징역'/운전자들 "예방하자는 의도는 좋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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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0.03.25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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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튀어나온 사고도 운전자 과실"
 국민청원글도… "민식이법 개정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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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 교통사고를 예방하자는 의도는 좋은데…너무 운전자에게 불리하게 시행돼 너무 가혹하다."
운전 11년차 직장인 허모(30)씨는 "음주운전과 달리 의도성이 없었던 사고로 불가피하게 아동이 다치거나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또 아동의 부주의한 행동으로 사고가 빚어질 수 있다"며 "다른 범죄와 균형을 맞춰 처벌·형량에 대한 조정이 필요해 보인다"고도 주장했다.
25일 일명 '민식이법'으로 불리는 '도로교통법 일부개정법률안(도로교통법 개정안)'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특가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허씨와 같은 '아우성'이 나오고 있다.
도로교통법 개정안은 어린이 보호구역(스쿨존) 내 과속단속 카메라 설치 의무화와 해당 지자체장의 신호등·과속방지턱·속도제한·안전표지 등 우선 설치를 골자로 한다. 또 특가법 개정안은 스쿨존 내 상해·사망사고 가해자의 가중처벌 등이 핵심이다.
특가법 개정안(제5조13,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어린이 치사상의 가중처벌)은 '운전자 부주의(규정 속도 시속 30㎞를 초과하거나 전방 주시 등 안전운전 의무 소홀)'로 스쿨존에서 만 13세 미만 어린이가 사망하거나 상해를 당할 경우 적용된다.
사망할 경우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 상해를 입힐 경우 1년 이상~15년 이하 징역이나 500만원 이상~3000만원 이하 벌금이 부과된다는 것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허씨처럼 특가법 개정안에 대한 형량 및 처벌 기준을 두고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한 네티즌은 "규정 속도를 지켰어도 갑자기 튀어 나와서 차량에 부딪힐 경우 운전자 과실이 되는 법 아니냐"며 "아이들의 생명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운전자로서 안타까울 뿐"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교통사고가 운전자만 조심한다고 안 나는 것도 아니고, 아이가 '갑툭튀'로 나와 부딪혀도 운전자 부주의라는 타이틀이 따라온다"며 "아무리 피해자 가족이 안타까워도 법을 만들 땐 냉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 밖에 "너무 처벌이 과중하다", "운전자 처벌하는 악법", "감성이 이성을 앞선 사례" 등의 반응과 함께 "스쿨존에 자동차가 있다는 게 잘못", "스쿨존 우회하는 네비(게이션)를 써야겠다"는 우회적 비판도 쏟아졌다. 
다만 일각에서는 "불가항력 사고는 제외하는 규정을 넣어야겠지만, '차가 우선'이라는 운전자들의 인식도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관련 글들이 잇따라 기재됐다.
지난 23일 올라온 '민식이 법 개정을 청원합니다'라는 청원글에는 이날 오전 11시30분 기준 3만2801명이 동참했다.
작성자는 "어린이 사고를 막기 위한 취지로 과속단속 카메라 설치, 횡단보도 신호기 설치, 불법주차 금지를 의무화하는 것에는 찬성한다. 마땅한 조치"라면서도 "특별법 개정안은 '형벌 비례성 원칙에 어긋난다', '모든 책임을 운전자에게 부담하는 건 부당', '입법권 남용과 여론몰이가 불러온 엉터리 법안' 등의 이유로 극구 반대하고 조속히 개정해달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전날부터 '민식이법을 철회해 주세요', '민식이법을 폐지해주십시오', '민식이법을 준수할 자신이 없습니다. 법안 개정과 정부 역할을 요구합니다.', '(민식이법) 어린이보호구역의 실질적인 대안' 등의 청원글들이 잇따랐다.
앞서 법조계 전문가는 "과실범은 과실범, 고의범은 고의범의 형량을 받아야 마땅한데 (해당 법안은) 형량상 과실범을 고의범으로 처벌하는 비례성의 원칙 부분이 문제가 될 것 같다"며 "심한 처벌이라는 여론은 법학자들과 실무가들 사이에서 많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징역 3년 이상~무기징역이면 살인(5년 이상~무기징역)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살인은 고의 범죄"라며 "과실 범죄를 고의범 수준으로 형량을 지나치게 무겁게 정해서 형벌 비례성의 원칙·과잉금지의 원칙에 어긋난다. 위헌법률심판을 받을 가능성도 높다"고 봤다.
한편 행정안전부와 교육부, 경찰청은 전날 '어린이 보호구역 교통안전 강화대책'의 2020년도 이행계획을 발표했다.
올해 2060억원을 들여 스쿨존에 무인교통단속장비 및 신호등 설치, '옐로카펫' 등 어린이를 쉽게 인식할 수 있는 전국 공통의'정비 표준모델' 개발, 보행로 구성 등의 내용을 담았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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